예전부터 방문해 보고 싶었지만 딱히 칸다에 갈 일이 없어서 늘 리스트에만 있던 소바집 마츠야.
아키하바라를 온 김에 걸어서 방문해 보았는데, 구글로 위치를 미리 찍고 오지 않았다면 쉽게 찾을 수 없을 만큼 소박한 외관의 건물이었다.
실내로 들어서니 이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만석. 구석 자리를 안내받았는데, 의자나 식탁, 가림막까지 오래된 손길이 느껴진다. 저녁이라 그런지 대부분 술과 안주를 먼저 먹다가 소바로 마무리하는 先酒後麵 분위기, 한 잔의 술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소리는 시끄럽다기 보단 정감이 느껴지는 게, 이게 노포구나 싶다.
기본 모리 소바, 아게텐 모리 소바, 그리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시그니쳐 메뉴인 야키토리를 주문. 맥주는 아쉽게도 나마비루가 없어 패스~ 했는데, 노포 감성으로 병맥주를 시켜볼 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바는 질감있는 투박한 스타일이고 야키토리와 텐푸라 역시 별다른 기교는 없지만 재료 그대로의 느낌을 잘 살린 맛이다. 마치 원래 일본 소바랑 야키토리는 이런거야!! 하고 말없이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동안 도쿄 여행에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거의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곳 마츠야에서만은 우리가 여행객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80년대 과거로 몰래 여행하면서 들키지 않게 눈치를 보는 시간여행자 처럼.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문을 나서니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좋은 여행이었다.
https://maps.app.goo.gl/dAfJyofdEebaSGe6A
간다 마츠야 본점 · Chiyoda City,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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